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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인연맺은 스승님이 돌아가셨다고 한다. 생사도 모르고 인사도 없이 살다가 가신 소식을 듣고 잔치집처럼 다닌다. 살아 계실때는 생사에도 관심이 없이 살다가 돌아가신 뒤에 효자가 되었다. 보통 사람들이 많이 범하는 일이다. 무덤가에서, 혹은 봉안시설에서 효자효녀가 되듯. 아침에도 나가면서 차 안에서 문을 조금 내리고 갔다 온다고 하고 갔다. 나 같으면 내려서 인사한다. 그런 인사 받고 싶어서가 아니고 내가 아는 예절이다. 속으로 말한다. '그대는 내가 아니니까' 세상 모든 것을 그저 그냥 바라보면 무덤덤해지고 속이 편안하다. 그렇게 살다가 언제부터인가 이 못된 습성이 고개를 내밀었다. 나는 다시 그렇게 돌아가기로 했다. 혹여 내가 나이가 더 많다고 , 또 무엇이라고, 누구에게 지적하거나 불쾌한 언어를 쏟아내지 않기를. 말을 절제하고 줄이는 것 만으로도 얼마나 평화롭고 행복한지 모른다. 나쁜 습성은 자석처럼 달라붙는다. 인간에게 감정이 있다는 것이 예술을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얼마나 득이 되는 일이 많을까 생각해본다. '감정'이란 이름은 때론 권모술수의 일인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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