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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말씀
ㆍ작성자(writer) 홈관리자
ㆍ작성일(date) 2014/06/03 (화)
 
솥을 아홉번이나 고쳐 건 제자
비단을 팔아 하루하루를 겨우 살아가던 한 청년이
하루는 시장을 벗어나 동구밖에서 어느 마을로 들어서는데
이상한 소리가 나는 곳을 보았습니다.
거기에는 머리를 빡빡 깍은 노스님이 남의 집앞에서
뭐라고뭐라고 중얼대면서 목탁을 치고 있었습니다.
무슨 말을 하는 지 궁금도 하고해서 목탁소리가 끝나기를
기다려 스님에게 뭐라 하셔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그 스님은 말은 없이 따라오라는 시늉만 하고
휘적휘적 걸어가는 것이었습니다.
비단장수는 등짐을 지고 스님을 따라 갔습니다.
강원도 대관령을 넘어가다가 고갯마루에서 스님은 가던 길을 멈추었습니다.
무슨 일인가 하고 비단장수 청년도 걸음을 멈추고 바라보았습니다.

 
누더기 옷을 입은 노스님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꼼짝도 하지 않고 서있는 것이었습니다.
청년은 궁금 했습니다.

왜 저렇게 서 있지? 다리도 아프지 않은가?
참 이상도 하지 한참을 바라보던
청년은 도저히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스님! 아까부터 서서 무얼하고 계십니까?

지그시 눈을 감고 서 있던 스님이 자비로운 미소를
머금고 조용히 대답했습니다.
잠시 중생들에게 공양을 시키고 있는 중이라네.

저렇게 꼼짝하지도 않고서서 어떤중생에게 공양을 시킨
다는 걸까? 청년은 더욱 궁금해져서 다시 물었습니다.
어떤 중생들에게 무슨 공양을 베풀고 계신지요? 스님 허허 궁금도 하지
내가 움직이면 옷속에 있는 이가 피를 빨아먹기 불편하지 않겠나
그래서 잠시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이라네.

노스님의 이 말에 청년은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을 속이기도하고 목숨을 빼앗기도 하는데
이 스님은 하찮은 벌레까지도 자비롭게 생각하다니
참으로 감동을 넘어 충격 이었습니다.

비단장수 청년은 이 거룩한 스님의 제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청년은 비단보퉁이를 팽개치고 산길을 오르는 스님의뒤를 따르기 시작했습니다.
스님은 청년이 따라오는것을 모르는지 아는지도 돌아보지 않고걷기만 했습니다.

이윽고 오대산 동대관음암에 도착하자
청년은 스님께 제자로 받아달라고 간곡히 청했습니다.
스님은 청년의 뜻이 워낙 굳세어 출가를 허락했습니다.
그런데 그 절은 말이 절이지 작은 암자인데다
노스님 혼자서 생식을 하면서 수행하는 곳이어서
밥을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다음 날 스님은 행자가 된 청년을 불러 이제 같이 살게 되었으니
밥을 해 먹을 수 있는 부뚜막을 만들고 솥을 걸자고 하였습니다.
그러기 위해 진흙을 잘 이겨서 부뚜막을 만들고 저쪽에 있는
가마솥을 걸도록 시켰습니다.
 
청년은 스님이 시키는 대로 흙을 퍼와서 반죽한 후 솥을 새로 걸었습니다.
일은 하루 해가 기울어서야 끝났습니다.
그런데 걸어겨 놓은 솥을 살펴보던 스님이  잘못 걸었다며 부뚜막을 두드려
부시고는 다시 만들어서 반듯하게 잘 걸어놓으라고 하시고는 나가시지 뭡니까?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궁금하지만
청년은 다음날 한마디 불평도 하지 않고
스님이 시킨대로 흙을 바른 후 곱게
잔손질을 하고 일을 마쳤습니다.

그러나 청년이 보기엔 아무 이상이 없는 것 같은데도
저녁에 오신 스님은 다시 고쳐 걸라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부뚜막을 허물고 새로 솥
걸기를 아홉 번이나 계속 했습니다.

그래도 청년은 열심히 시키는대로 했습니다.
아홉 번이 끝난 후 노스님은 청년의 참는
 
마음과 자기자신을 낮추는 겸손함을 인정하고 진정한 제자로 받아들이면서
솥을 아홉 번이나 고쳐 걸었다는 뜻으로 구정(九鼎)이란 법명을 주었습니다.

그 후 구정선사는 큰 스님이 되었고 오늘날에도 출가하여
스님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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